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버지와의 통화

요즘 아빠에게 부쩍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회사 생활의 단조로움, 같은 일들의 반복, 특히 어떤 것에서 재미를 느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으로 계속해서 투덜거렸다. 

 

아빠는 이런 내게, '온전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난 것과 특별한 문제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감사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계속 말씀해 주셨다. 그러면서 최근 겪은 일들도 내게 전해 주셨다.

 

우리 아빠는 운전 학원에서 원생들이 운전 기술을 잘 익힐 수 있도록 연습 시켜주는 강사 일을 하고 계신 대, 최근 원생 중 청각적으로 몸이 불편한 친구가 등록했고, 그 친구가 잘 듣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각 자료를 준비하셔서, 그 친구가 운전 연습을 끝 마칠 수 있게 도와 주셨다고 했다. 다행이도 운전 센스가 있어서 감각적으로 운전을 잘 한다고 했다. 

 

또 하루는 한 손의 손가락이 2개인 친구가 운전 학원에 주행 연습을 하러 등록했다고 했다. 그 친구 역시, 몸이 불편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운전 연습을 마치는 모습에 아빠가 오히려 그 친구들을 통해 더 삶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셨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렇다 나는 누군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하루가 될 수 있는 시간들을 불평을 하며 소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매일 일을 하고 있는 이 시간들도 취업 기회를 찾고 있는 누군가에겐 정말 소중한 일자리가 될 수 있는 것일 텐데 말이다.

 

어쩌다 이렇게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 대해 지루함을 느끼고 거의 대부분의 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일까? 내 꿈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가진 후부터 였을까? 내가 직업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고 있고, 언젠가는 그 자리에 갈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채울 수 없는 무언가 허전함과 헛헛함은 여전히 내게 무엇으로 인한 괴리감인지 의문으로 남아있다. 

 

예전 같이 함께 내 미래에 대한 고민과 일에 대한 고민을 진득하게 나눌 수 있는 동료들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그것 역시 한 몫 하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회사를 위해, 그리고 내 스스로의 경력을 고민하며 같이 무언가를 해볼만한 의지를 불타오르게 하는 그런 사람이 지금은 곁에 없기 때문이란 생각이 가장 크다. 물론 내 환경 만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상태가 내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이라는 것에 확신이 든 것은 오늘 아침 운동을 한 후, 회사를 가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그나마 아침에 열었을 만한 프린스턴 커피숍에 잠시 들렸는데, 그곳은 이른 시각부터 생기로 가득했다.

 

벌써 아침 러닝을 끝마치고, 삼삼오오 크루들끼리 커피 한잔 씩 하는 사람들, 7시조금 넘은 시간부터 카페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프린스턴 학생들, 재택근무를 시작하기 전 집 근처 커피숍에 와서 본인의 루틴을 시작하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느릿느릿, 겨우 겨우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현재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부류들 같았다. 그리고 동시에 그런 그들은 이렇게 에너지 넘치는 하루를 살 것이고, 그 긍정적 에너지가 하루 전체를 지배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 내게는 이런 환경들이 필요하다. 고요와 적막속에서 시작하는 그런 하루가 아니고 말이다.